"AI로 만들었다" 표시, 우리 사진관도 해야 합니까 — AI기본법·EU 규제 정리
8월 2일 EU AI 투명성 의무가 발효되고, 한국 AI기본법 표시의무 시행령도 7월 21일부터 가동됐습니다. AI 보정한 손님 사진에도 표시해야 할까요? 의무 주체가 누구인지, 사진관이 조심해야 할 애매한 구간은 어디인지 정리했습니다.
자, 오늘은 좀 딱딱한 얘기입니다. 그래도 끝까지 읽으세요. 과태료 얘기가 나오거든요.
지난 8월 2일부터 유럽에서 AI 투명성 규제가 발효됐습니다. AI가 만들거나 손댄 콘텐츠는 "이거 AI입니다"라고 밝히라는 겁니다.
그리고 한국은 이미 하고 있습니다. AI기본법이 올해 1월 22일에 시행됐고, 표시 의무를 구체화한 후속 시행령이 7월 21일부터 돌아가고 있어요.
그러면 사장님들 머릿속에 딱 이 질문이 뜨시죠.
"내가 AI로 피부 보정한 사진에도 'AI 썼다'고 붙여야 하나?"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대부분의 사진관은 해당 없습니다. 다만 조건이 있어요.
규제는 시작됐습니다. 문제는 그 대상이 누구냐는 거죠.
표시 의무를 지는 건 '누구'인가
여기가 핵심입니다.
AI기본법에서 표시 의무를 지는 주체는 인공지능사업자입니다. 쉽게 말해 AI를 만들어서 제공하는 쪽이에요. 챗GPT, 제미나이, 미드저니 같은 서비스를 굴리는 회사들 말입니다.
실제로 법 시행 당시 보도를 보면, 웹툰 작가가 AI 도구로 그림을 그렸다고 해서 그 작가에게 표시 의무가 생기는 건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개인 창작자, 일반 이용자는 1차 의무 대상이 아니라는 거죠.
사진관 사장님이 포토샵이나 에보토로 손님 피부를 보정하는 것도 같은 결입니다. 사장님은 도구를 쓰는 이용자지, AI를 파는 사업자가 아니니까요.
여기까지는 마음 놓으셔도 됩니다.
그런데 애매한 구간이 있습니다
문제는 요즘 사진관이 그냥 '보정'만 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이런 경우들은 한 번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 AI 프로필 상품을 따로 파는 경우 — 손님 사진 몇 장 받아서 AI로 새 이미지를 뽑아주고 돈을 받는다면, 이건 촬영 서비스라기보다 AI 생성물 판매에 가깝습니다
- 실제로 찍지 않은 장면을 만들어내는 경우 — 배경을 통째로 갈아끼우거나, 없던 사람을 합성하거나, 안 입은 옷을 입히는 것
- 얼굴을 다른 사람처럼 바꾸는 합성 — 이건 딥페이크 영역이라 규제가 가장 강합니다
특히 세 번째. 사람이 실제로 한 적 없는 행동이나 없던 모습을 진짜처럼 보이게 만드는 콘텐츠는, 이용자가 명확히 알아볼 수 있게 표시하라는 게 법의 방향입니다. 눈에 안 띄는 숨은 워터마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해석도 나왔고요.
찍은 걸 다듬는 것과, 안 찍은 걸 만들어내는 것. 법은 이 둘을 다르게 봅니다.
과태료와 계도기간
위반 시 과태료는 보도 기준 최대 3,000만 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숫자만 보면 무섭죠. 그런데 하나 더 있습니다. 정부가 최소 1년의 계도기간을 운영하겠다고 밝혔어요. 지금 당장 단속 나와서 딱지 끊는 국면은 아니라는 뜻입니다.
현장 혼란이 워낙 크다 보니 지원데스크와 가이드라인도 계속 나오고 있고요. 법 시행 반년 만에 개정안이 19건 올라올 만큼 아직 정리되는 중입니다.
즉, 지금은 겁먹을 때가 아니라 정리해둘 때입니다.
그래서 지금 해두시면 좋은 세 가지
법 때문이 아닙니다. 손님 신뢰 때문입니다. 저는 이게 훨씬 중요하다고 봅니다.
- AI 프로필 같은 생성형 상품은 상품명에 그냥 밝히세요. "AI 프로필"이라고 적는 것만으로 대부분 정리됩니다. 숨길 이유가 전혀 없어요. 오히려 신기해서 찾아옵니다
- 보정 범위를 미리 말씀하세요. "피부 결이랑 잡티는 정리하고, 얼굴 형태는 안 건드립니다" 이 한마디면 촬영 후 분쟁이 확 줄어듭니다
- 합성 작업은 동의를 받아두세요. 배경 교체, 인물 합성처럼 원본을 크게 바꾸는 작업은 촬영 동의서에 한 줄 넣어두시는 게 안전합니다
정리하겠습니다
- 일반적인 AI 보정·리터칭 → 사진관에 표시 의무 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 AI로 새 이미지를 생성해서 파는 상품 → 밝히고 파는 게 맞습니다
- 얼굴 바꾸는 합성·딥페이크성 작업 → 표시가 필요한 영역입니다
- 계도기간 1년 → 지금 준비하면 늦지 않습니다
헷갈리시면 공식 자료를 직접 보시는 게 제일 정확합니다.
법령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인공지능 발전과 신뢰 기반 조성 등에 관한 기본법'으로 검색하시면 나옵니다. 가이드라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확인하실 수 있고요. 유럽 규제 내용은 더버지 기사에 정리가 잘 돼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하나만 덧붙이겠습니다.
이 글은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AI 프로필 상품을 본격적으로 파실 계획이 있거나, 합성 작업 비중이 크신 분은 전문가에게 한 번 확인받으시는 걸 권합니다. 아직 해석이 정리되는 중인 법이라 그렇습니다.
그래도 하나는 확실합니다. 먼저 밝히는 가게가 손님한테 더 신뢰받습니다. 규제가 오기 전에 그렇게 해두시면, 규제가 와도 바꿀 게 없거든요.